김성제, 빠따정 그리고 대한민국

1/이야기 하나.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스타크래프트 판에 SKT T1이라는 팀이 있다.
그 팀에 김성제라는 프로토스 게이머가 있다.
이 사람은 스타판에 있은 지 좀 오래된 속칭 '올드'고
우승과 같이 매우 화려한 경력은 없지만, 나름 인지도와 인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이며
이러한 사정으로 T1에서 프로토스 주장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비욘세의 엄청난 팬이다.

얼마전 비욘세가 한국에 왔고 공연을 했다.
한편 당시 T1은 엄청난 부진을 겪고 있었고, 김성제 본인도 장기 침체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는 팀 프런트에 짧은 휴가를 요청했을 것이고,
팀 프런트는 요즘 팀 분위기도 개판인데 무슨 개소리냐라고 반응했을 것이고,
김성제는 무단 숙소 이탈을 감행했다 ㅡ,.ㅡ

이 일이 기사화되고 각종 스타 커뮤니티에서는
제일 나이가 많아봐야 25살 정도인 어린 선수들을 연습실에 가두어놓고
하루 종일 그 안에서 연습을 시키는 몰인권적인 연습실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뜨거웠다.



2/이야기 둘.

한편 KTF라는 팀의 예전 감독 중에 정수영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그날 진 선수에게 몽둥이 찜질을 좀 했다는 루머가 돌아서
별명이 빠따정이었다.

당시엔 선수들 팬다고 욕을 좀 먹었는데...
빠따정에서 감독이 교체된 이후 KTF가 계속해서 부진을 겪으면서
그래도 빠따정있을 때는 성적이라도 잘 나왔지라는 한탄이 가끔
스타 커뮤니티를 떠돈다.



3/그리고...

저 두가지 사실이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조직의 모습과
겹쳐보인다면...그건 내 과민반응일까?

80년대 후반, 90년대를 거치면서 사회는 확실히 민주화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기존의 권위가 조금씩이나마 해체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사회 내에는 기존의 비민주적인 권위를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그것이 박정희에 대한 향수이든, 하다못해 두발에 대한 강제이든...

모든 사람이 100%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우리 사회가 상명하복의 위계나 군대식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또는 단기적인 성과가 필요할 때
결국 가장 쉽게 선택하는 길은 결국 군대식 문화로의 회귀인듯 하다.

고민이 필요없기 때문에...
시키는대로 하면 되니까...

자신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은 그렇게 멋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선택권을 누군가에게 의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관리가 편하기 때문에...
말 안들으면 엎어놓으면 되니까...

타인을 설득하고, 건전한 논쟁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다만 그 설득과 논쟁은 좀 번거러울 수도 있고,
그 번거로움은 훌륭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확고한 명령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세...편하다고 편한길로만 갔을 때
꼭 결말까지 편할 것이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덧/
난 개인적으로 정신력 강화 어쩌고를 위해서
해병대 캠프로 가는 것도 솔직히 이해 안간다-_-;;





결론? - KICK THE BEAN!!

by StarDust | 2007/12/09 23:38 | 세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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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oldmund at 2007/12/10 04:17
프로주의에서 성적을 낼 의무가 있다면.. 어느정도는 필요한 면도 있다고는 봐요. 적어도 스포츠 분야에서는 권위주의가 미국.유럽에도 존재합니다.
뭐 통상적인 대한민국 사회... 특히 중.고등학교 문화에 그놈의 조직에 순응하는 근성을 가르치고 있는건 -_- 누누히 지적받고 있는 일인데.. 언제나 고쳐지려나;;;;;;;;;;
(사소한지적 하나하자면, 김성제선수는 T1주장이 아닌걸로 알고있습니다...ㅋ)
Commented by 김복숭 at 2007/12/11 13:05
저는 내년에 해병대 캠프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왜 왠지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StarDust at 2007/12/11 19:24
Goldmund님//일의 성격상 시즌 중에 월차 쓰는 기분으로 휴가를 가거나 하는 것은 사실 무리기는 하겠습니다만...확실히 학교에서 그런 문화를 체득시켜버리는 것은 정말 문제죠;;
(그나저나 김성제가 토스 종족 주장이고 박용욱이 총 주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복숭님//오랜만입니다-_-)/
저...전혀 그럴싸하지 않아서 말이죠-_-;;
전 그런 분위기 자체를 지독하게 혐오하는 입장이라;;
Commented by Goldmund at 2007/12/12 09:36
음;;;;; 전 사실 프로토스 주장이 아니라 총주장을 생각해버렸던..... -_ -(난독증인가;;;;;)
어쨌거나 지금 총주장이 최연성으로 바뀌었는데, 토스주장은 아마 박용욱이 맡고있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StarDust at 2007/12/12 14:42
Goldmund님//아...연성이로 주장이 넘어갔군요;; 요즘 그 쪽 동네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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